코로나19가 기회다… 울산항 오일·가스 허브항 조성 탄력
코로나19 사태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면서 울산시가 추진 중인 울산항 오일·가스 허브항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석탄과 석유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가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울산항 오일·가스 허브항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국제 유가 그리고 에너지 부문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에너지 수요도 덩달아 감소세다. 에너지원별로는 석탄, 석유, 신재생에너지가 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석유는 1.0% 줄고 석탄이 7.7%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스는 도시가스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발전용 수요가 증가해 지난해 대비 1%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가 지난 25일 개최한 ‘울산항 오일·가스 허브항 조성 포럼’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 서울대 김희집 행정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올해 에너지 수요가 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단기적으로 오일쇼크나 금융위기 보다 에너지 수요 감소가 훨씬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친환경적이지만 비쌌던 가스 발전 원가가 석탄 발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가스도입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상승 추제인 재생에너지에 힘입어 저탄소 에너지원 전력 생산량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석탄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시는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울산항을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중심항이자 LNG 벙커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NG 벙커링은 항만 내 저장 탱크와 접안 시설을 갖추고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울산항에서 LNG 벙커링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SK가스는 다음달 울산항 오일·가스허브 상부시설 공사에 들어간다. 2024년 상반기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설은 1단계로 LNG·오일 복합에너지 터미널로 30만㎡부지에 LNG 21만5,000kl와 오일 27만kl 규모로 조성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항이 카타르의 대규모 LNG선 발주를 계기로 LNG 벙커링과 ‘에너지 국제거래 허브’의 중심 항만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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