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9,500명을 감축하는 국방부의 계획을 승인했고 CNN등 외신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독일과 유럽 동맹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주독 미군 감축안은 주독미군 수를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줄이는 것이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곧 의회에 감축안을 보고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프먼 대변인은 “주독미군의 감축과 재배치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과 러시아에 대한 억제, 나토의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일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 미군 감축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의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최근 주한 미군 감축을 막기 위해 추진되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주독 미군 문제도 포함하는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에는 주독 미군 감축 시 NATO 회원국의 안보와 미군의 작전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국방부가 먼저 입증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롬니 의원은 “주독미군 감축은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도 “유럽에서 집단안보를 강화하려고 기울여온 중요한 노력들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독 미군 감축 결정을 비판한 바 있다. 또한 하원 국사위원회는 조만간 NDAA 개정안을 발의해 처리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주독 미군의 감축이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국방부의 보고가 의회에 제출되더라도 향후 6개월간 재배치를 유예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 전까지 주독 미군 감축을 유예시키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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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반대 기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 미군 감축을 밀어붙이는 것은 독일의 나토 분담금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독일이 나토가 규정하는 국방비 지출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아울러 이달 말 미국이 개최할 예정이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참석을 거부해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돋구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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