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두 달간의 하락을 멈추고 6월 들어 상승장에 재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주택 매매가는 4~5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0.09%였던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는 이달 들어 0.13%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는 가운데 GBC, 잠실 MICE 등 개발사업과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전해오면서 집값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이번 통계는 지난 5월 12일부터 6월 15일까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만큼 ‘6.17 부동산 대책’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감정원 통계를 보면 이달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의 주택 가격은 모두 ‘상승’을 기록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구(區)는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가 예정된 구로구(0.28%)였는데, 9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를 위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GBC와 잠실 MICE 등 개발 사업이 집중된 송파구는 잠실동을 위주로 0.24%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12일 목동6단지 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을 높인 양천구도 0.16% 상승했다.
강북 지역에서는 동대문구가 GTX 역세권 및 저가단지 위주로 0.19% 올랐고, 9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도 0.1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성산시영 아파트가 위치한 마포구도 성산동과 공덕동 역세권 위주로 0.16% 올랐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주택가격이 오르는 모양새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월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41% 올랐다. 지난달 수치인 0.14%와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특히 대전(2.19%)과 충북(1.58%), 세종(2.13%)의 상승세가 두드려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대전은 혁신도시 및 대전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충북은 방사광 가속기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청주시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광주는 신규 입주 물량으로 -0.01%, 제주는 지역 경기 부진으로 -0.24%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가도 올랐다. 서울의 주택종합 전세가는 전달 0.05%에서 0.15%로 상승했으며, 경기(0.48%)와 인천(0.39%)의 전세가도 높은 폭으로 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은 저금리 유동성 확대 및 청약 대기수요 등의 영향으로, 경기·인천은 분양시장 호조 등에 따른 청약대기 수요 증가와 직주근접, 교육환경 등 선호도 높은 지역 위주로 수요가 지속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송파구는 신천·잠실동 등 인기 대단지 위주로 0.43% 올랐고, 강남(0.22%)·서초(0.28%)구는 학군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올랐다. 강북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상승했다. 마포구는 정주여건 및 학군이 양호한 공덕·염리동 위주로 0.19% 상승했고, 성동구(0.18%)는 금호·상왕십리동 등 신축·역세권 단지 위주로, 용산구(0.14%)는 용산역 인근 이촌·신계동과 효창동 신축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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