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의 전 매니저 A씨가 머슴살이를 하고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소속사 측이 자세한 정황과 함께 입장을 밝혔다.
1일 오전 이순재의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올해 3월 온라인 채용사이트를 통하여 이순재의 로드매니저를 구인했다”며 “소속사는 1인 기획사로, 별도 운영하던 연기학원의 수업이 코로나19로 중단되며 임대료라도 줄이고자 급하게 사무실 이전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주장한 근로계약서 누락과 4대 보험 미가입에 대해 “이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을 누락했고, 로드매니저의 업무시간이 배우의 스케줄에 따라 매우 불규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프리랜서라고 생각하여 4대 보험을 가입하지는 않았다. 로드매니저의 급여는 매니지먼트 업계 평균 수준으로 책정했고, 배우 촬영 중 대기시간 등이 길어서 하루 평균 9-10시간 정도 근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 소속사의 미숙함 때문에 발생한 일이고 로드매니저의 진정으로 노동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노동청에서 결정을 할 것이고 이로 인한 모든 법률상 책임 내지 도의적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소속사는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A씨를 해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A씨의 계약 상대방 또한 이순재가 아닌 소속사라고 짚으며 “4대 보험 가입 여부 문제는 소속사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로드매니저는 소속사가 아닌 배우 개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매우 강하게 요구했고, 계약 당사자도 아닌 배우와 그 가족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소속사로서는 배우를 배려하지 않고 지속적인 신뢰를 쌓을 수도 없는 사람과는 계약을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고 이유를 밝혔다. 해당 사안 또안 A씨의 신청으로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고, 소속사는 “법적 절차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순재의 부인이 A씨에게 허드렛일을 시키고 머슴살이를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소속사는 “이순재와 부인 모두 80대의 고령으로 특히 부인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항상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집에서 나가는 길에 분리수거 쓰레기를 내놓아 달라 거나 수선을 맡겨달라고 부탁하거나, 집에 들어오는 길에 생수통을 들어달라거나, 배우를 촬영 장소에 데려다주는 길에 부인을 병원 등에 내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의 로드매니저들은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배려하여 오히려 먼저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부인도 도움을 받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머슴살이’나 ‘갑질’이라는 표현은 실제에 비해 많이 과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씨에게 일반적으로 가사 업무라고 불리는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을 시킨 사실은 전혀 없다고 재차 밝히며, ‘허드렛일’이라고 표현된 대부분의 심부름 등은 가족들이 하고 있고 이는 A씨의 오해라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우 (이순재) 부부는 로드매니저들이 사적인 공간에 드나든다고 해도 공과 사는 구분하여야 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편하고 가깝게 느껴진다고 해서 상대방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좀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상처 입은 해당 로드매니저에게 사과를 드리는 바이다. 기회를 준다면 빠른 시일 내에 만나서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앞서 오는 2일 예고했던 기자회견과 관련 “배우의 입장만 밝히는 것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이 아니라 판단하여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순재는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남은 인생은 살아온 인생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앞서 SBS ‘8뉴스’는 지난달 29일 한 원로배우의 전 매니저가 머슴 같은 생활을 하다가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순재와 소속사 측은 “사적인 일을 시킨 건 잘못된 부분이니 인정하고 사과하겠지만 과장된 편파 보도”고 반박한 바 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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