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6월30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통신 업체 ZTE(중싱통신)를 미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공식 지정하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입법을 강행한 데 따른 홍콩 특별지위 철회의 일환으로 중국 대표 통신장비 업체에까지 제재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C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화웨이와 ZTE가 우리 통신 네트워크와 통신 공급망과 관련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공식 확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FCC의 보편적 서비스기금이 화웨이나 ZTE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장비를 구매·취득· 유지·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인구밀집도가 낮은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 무선통신 업체나 브로드밴드 제공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보조금으로 이들 회사의 장비를 구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FCC는 의결 과정에서 두 회사와 중국 정부의 관계를 거론하며 이들 회사의 장비가 미국에 대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화웨이와 ZTE 모두 중국 공산당, 중국 군사기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우리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악용하고 중요한 통신 인프라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고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FCC는 지난해 11월 두 회사를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의결했으며 이날 명령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FCC는 이번 조치 외에 3개 중국 통신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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