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월호 사고는 교통사고”라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국회를 세월호에 빗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민주당은 1일 주 원내대표가 21대 국회를 세월호에 빗댄 데 대해 “시대착오적 인식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통합당이 과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오히려 어려운 민생을 외면하는 통합당의 모습이 승객의 안전은 제쳐놓고 홀로 살고자 했던 세월호 선장의 모습과 중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지금의 미래통합당은 무능한 박근혜 정부의 탄생에 기여했던 과거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폭주 기관차의 개문 발차, 세월호가 생각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국회가 추미애 법무장관이 얘기한 ‘통제받지 않는 폭주 기관차’가 돼버렸다”며 “이 폭주 열차가 세월호만큼 엉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문 발차한 21대 국회는 수렁에 처박히고 나서야 폭주를 멈출 것이다. 세월호는 항해를 마치지못하고 맹골수도에서 수많은 억울한 생명들을 희생시킨 채 침몰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시절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 대해 설명하던 도중 “저희(새누리당)의 기본입장은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다”라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특수한 케이스니까 재판절차를 특별히 간소하게 하자, 국가가 (보상·배상금을) 전액 대납해주고 국가가 나중에 절차를 거쳐서 (청해진해운 등으로부터) 받자는 (세월호 특별법) 설계를 하고 있다”라며 “그것만 해도 일반 사고에 비해서 상당히 특별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달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 때도 “나는 지금도 소신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주 원내대표의 ‘소신’을 두고 “납득할 수 없는 ‘소신’으로 유가족은 물론 아픔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더니, 이번에도 세월호를 거론하며 국회 원 구성을 저주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세월호를 정쟁의 도구로, 상대 정파를 부당하게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실 것”이냐고 물었다.
아울러 강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커다란 책임이 있는 정당의 일원으로서 안전사회 건설과 성찰에 동참하기는커녕 지극히 부적절한 인식을 소신인 양, 날카로운 비유인 양 포장한다”고 주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정의당도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국회 상황을 세월호 침몰에 빗대다니, 유가족에게 예의도 없는 것인가”라며 “주 원내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김 선입대변인은 “비판에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고 강력히 비판하고 싶다고 해도 유가족 마음에 또다시 대못이 박힐 수도 있는 세월호 침몰에 꼭 빗대었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한 일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통합당이 세월호에 대해 저지른 일이 이러한데 지금은 마치 세월호를 걱정하는 척, 실제로는 대못을 박는 행위를 하면 과연 누가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이해해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주 원내대표에게 발언 철회와 유족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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