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다시 비핵화 논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춘추관을 찾아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면서 “이같은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노력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코로나 대응은 물론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미가 마주앉아야 한다는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 이뤄졌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개성 연락사무소 폭발 이후에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 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의 공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역시 북한을 향해 도발을 피하고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미국은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지도력 하에서 밝은 경제적 미래를 성취하길 보고 싶다”며 “확실한 진전은 더디지만 대화와 진전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미국이 노력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문을 다시 열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이달 방한해 북한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한미일 협의에 관여하는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특별대표가 이번 방한 때 한국의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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