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승객이 비상상황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고정형이었던 승강장 안전문과 광고판을 철거하고 비상문 겸용 접이식 광고판으로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새로 도입되는 접이식 광고판은 비상문과 광고판을 하나로 묶은 시설이다. 비상문 손잡이를 밀면 개방이 되면서 광고판이 접힌다. 지난해 8월 2호선 왕십리역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안전사고 예방과 유지보수 관리에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광고판은 비상문 개방시간이 3~4초 걸렸지만 신형은 1~2초로 단축된다.
공사는 지난 2016년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고정형 승강장 안전문을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지속 추진해왔다. 현재까지 277개역에 설치된 고정문 1만9,405개 중 71%인 1만3,755개를 비상문으로 교체했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 40%, 시비 30%, 공사 예산 30%이 투입되며 총 사업비는 260여억원다. 1~8호선 132개 역의 고정문 4,258개와 고정형 광고판 1,987개를 철거하고 비상문 4,258개와 접이식 광고판 1,499개를 연말까지 설치한다. 민자로 설치된 일부 지하철역의 고정형 승강장 안전문 1,920개는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조속히 교체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공사는 승강장 안전문을 비상문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조기에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한동안 난항을 겪었다. 기존 공사와 광고대행 계약을 맺은 업체가 매출 손실 등을 이유로 승강장 안전문 광고 사업권에 대한 중도 해지와 조기 반납을 거부한하면서 걸림돌이 됐다. 이에 공사는 승강장 안전문의 비상문 기능을 유지하면서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체 광고판 개발에 나섰다. 접이식 광고판은 기존 광고를 그대로 실을 수 있어 광고대행사와 체결한 잔여 계약기간을 유지할 수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접이식 광고판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 대피 등 안전관리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승강장 안전문 광고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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