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니 골프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15년 차를 맞은 홍순상(39)은 맹타의 비결로 달라진 마음가짐을 들었다. 6시즌을 우승 없이 보내면서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열심히 해도 안 될 때 목표가 조금씩 낮아지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 투어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감사하다고 느껴졌다. 올해 50세가 넘어서도 정규 투어에서 뛰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홍순상이 KPGA 투어 2020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홍순상은 3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CC(파72)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전날 10언더파로 자신의 18홀 최소타와 코스레코드를 1타 넘어섰던 그는 이날도 깔끔한 플레이로 중간합계 16언더파 128타를 기록했다.
2006년 데뷔한 홍순상은 2013년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에서 통산 5승을 찍은 이후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했다. 2018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상금랭킹 67위에 머무는 등 전성기와는 멀어지는 듯했던 그는 관록의 샷을 과시하며 7년 만에 6번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단 두 번만 그린을 놓치는 정교한 샷을 날렸으나 정작 홍순상은 “올해 선수회 대표를 맡아 일이 많았던 탓에 대회 준비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면서 “이틀 동안 한 번도 마음에 드는 샷이 없을 만큼 샷 감각도 별로”라고 했다. 다만 퍼트 감각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1라운드 15번홀에서 29m 버디 퍼트를 넣었던 그는 이날도 8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2m 파 퍼트를 홀에 떨궈 ‘노 보기’ 행진을 이어갔다. “우승할 때는 늘 퍼트 감각이 좋았다”는 홍순상은 “그동안 쌓은 투어 경험으로 에너지를 아끼고 사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 우승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우승이 없는 6년 차 김건하(28)가 이날 9언더파 63타(합계 13언더파)를 때려 공동 34위에서 3타 차 공동 2위로 솟구쳤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47)은 4타를 줄여 전날 단독 2위에서 공동 2위가 됐다. 지난해 상금 3위 서요섭(24)과 박승(24)이 11언더파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 대상(MVP) 수상자 문경준(38)과 2016·2017년 연속으로 대상을 받은 최진호(37)는 나란히 8언더파, 지난해 상금왕 이수민(27)은 7언더파, 2018년 상금왕 박상현(37)은 6언더파를 마크했다. /창원=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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