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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 심장기형 수술 성공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웅한 교수팀

동맥관 좁아 생명 위협받는 아기를

약물치료하며 1.1㎏까지 체중 늘려

생후 46일에 수술…곧 가족 품으로

임신 31주 만에 몸무게 590g, 키 30.5㎝로 태어난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이하 초미숙아) 온이는 태어날 때부터 대동맥과 폐동맥이 연결되는 동맥관 부위가 좁아 가슴 아래로 피가 잘 흐르지 못했다. 약물(PGE1)을 투여해 동맥관을 열어줘야만 혈액이 전신에 도달해 살 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였다. 심장에도 부담을 줘 이뇨제·혈압약 등을 투여했다.

온이의 병명은 ‘대동맥 축착증’으로 폐고혈압이나 심부전을 유발한다.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뿜어져 나온 혈액이 머리·가슴·팔 등으로 향하는 동맥으로 갈라지는 활 모양의 대동맥궁이나 폐동맥과 연결되는 동맥관 부분이 좁아져 생기는 질환이다. 선천성 심장질환의 5% 정도를 차지하며 남자아이에게 더 많다.

몸무게 590g으로 태어나 심장기형으로 부모와 의료진의 마음을 졸이다 생후 46일에 수술을 받고 젖병을 빨기 시작한 온이.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치료를 위해서는 심장을 열어 수술해야 하지만 몸무게가 1.2㎏ 정도는 돼야 버틸 수 있다.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흘려보내는 인공심폐장치의 도움을 받으면서 심방이나 심실을 밖으로 노출시켜 수술하기 때문이다. 초미숙아에게 시행하기엔 어려운 심장수술로 손꼽힌다.

온이는 태변이 장을 막고 있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조영제 관장술도 받았다. 통상 1㎏ 미만으로 태어나는 초미숙아는 호흡기와 위장관 등 모든 장기가 미성숙한 상태. 약물 등으로 관리했지만 동맥관은 더욱 좁아졌고 고혈압이 지속됐다. 의료진은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아기의 몸무게가 1.1㎏이 되던 생후 46일에 수술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아기 중 국내에서 체중이 가장 적은 사례로 알려졌다.

온이는 출산 후 닫히는 게 정상인 동맥관이 계속 열려 있어 이를 폐쇄하는 결찰 수술도 함께 받았다. 태아는 뱃속에서 폐호흡을 하는 게 아니라 태반과 탯줄로 연결된 배꼽정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이 때는 동맥관이 열려 있다. 하지만 출산과 함께 폐로 호흡하기 시작하면서 동맥관은 출생 12~15시간 만에 기능적으로 폐쇄(물리적으로 막히지 않았지만 혈류 이동이 없는 상태)되고 1~6주 뒤에는 물리적으로도 막히는 게 정상이다.





이런 선천성 심장기형을 동맥관 개존증(열림증)이라고 하며 크게 열려 있을수록 젖을 먹을 때 지나치게 땀을 흘리거나 힘들어하고 먹는 양과 우는 소리가 작다. 체중이 잘 늘지 않고 호흡기 감염도 잦다. 심장이 무리해 발생하는 심부전 증상이다. 중간 크기면 10~20대에 좌심실부전이 생길 때까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철저한 사전 수술 계획과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5시간에 걸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새끼손가락 만한 가로·세로 3㎝의 심장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흔한 합병증도 없었다. 온이는 현재 스스로 젖병을 빨고 체중도 2.24㎏으로 늘어 퇴원을 앞두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교수(소아흉부외과)는 “초미숙아가 심장 수술을 받고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은 미숙아의 부모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어떤 병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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