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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땐 옥상서 뛰어내리라고 협박했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들 추가폭로

"경주시청팀은 감독·주장의 왕국

고교생에 술먹이고 훈련 일부 주장"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 둘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해자들의 가혹행위를 털어놓고 있다. 왼쪽은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훈련 중 실수라도 하면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가 뛰어내리라며 협박했어요.”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용기를 내 최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의 가혹행위를 폭로했다. 고인과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 몸담았던 선수 2명은 6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최 선수와 자신들이 당한 일들을 증언했다. 특히 최 선수가 남긴 녹취 파일에 자세히 담기지 않았던 주장 장윤정의 폭행·폭언을 기억해내며 경주시청팀을 “감독과 주장의 왕국”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같은 숙소 공간을 쓰다 보니 24시간 주장의 폭력과 폭언에 노출됐다.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모바일 메신저를 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훈련 중 실수하면 ‘뒈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살려달라’고 사정했다”거나 “몸살로 훈련에 빠지면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하게 했다”는 등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들에 따르면 장 선수는 최 선수와 최 선수 부친을 정신병자라고 지칭했고 팀닥터에게 맞아 눈물을 쏟으면 “쇼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고 한다. 장 선수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트라이애슬론 사상 첫 국제대회 메달(3위)을 획득한 간판이다. 지난 2018년에도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땄다.



최 선수의 동료들은 김 감독의 가혹행위도 하나하나 떠올렸다. 이들에 따르면 김 감독은 고막이 터지도록 뺨을 때리거나 맹장 수술 뒤 복귀한 선수에게 반창고를 붙이고 수영하라고 강요하는 한편 고교 선수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며 훈련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팀닥터의 성추행 혐의도 제기됐다.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또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 당시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가해자는)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다.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마라’는 식의 둔감한 반응도 겪었다고 선수들은 공개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 김도환 선수는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으나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 감독은 “폭행한 적 없다.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닥터를 말렸다”고 주장했다. 장 선수도 “폭행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으며 김 선수는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할 게 없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양준호·김혜린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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