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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동맥관열림증 '수액 조절 보존치료'가 뜬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

치료율 82%로 약물치료와 비슷하고

합병증 적어 '글로벌 표준치료' 부상

태아는 태반과 탯줄로 연결된 배꼽정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래서 대동맥·폐동맥 연결 통로인 동맥관이 열려 있다. 출생과 함께 폐 호흡을 시작하면 동맥관은 12~15시간 만에 기능적으로 폐쇄(물리적으로 막히지 않았지만 혈류 이동이 없는 상태)되고 1~6주, 대부분의 경우 2~3주 뒤에는 물리적으로도 막히는 게 정상이다.

(출처: MSD 매뉴얼)




하지만 주로 미숙아에서 동맥관이 계속 열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동맥관 개존증(開存症) 또는 동맥관 열림증이라고 한다. 미숙아에서 흔하며 선천성 심장기형의 5~10%를 차지한다. 대동맥·폐동맥 사이의 큰 압력차로 인해 좌심실→대동맥→온몸으로 가야 할 피의 일부가 폐로 새어나가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준다. 젖 먹을 때 지나치게 땀을 흘리거나 힘들어하고 먹는 양과 우는 소리가 작다. 체중이 잘 늘지 않고 호흡기 감염도 잦다. 심내막염·폐부종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고 심할 경우 사망하게 된다.

그래서 열려 있는 동맥관을 코일·클립 등으로 폐쇄하는 시술이나 수술, 약물치료 등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미숙아의 경우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런데 미숙아에 공급하는 수액을 제한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약물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원순·장윤실·성세인·안소윤 교수팀은 동맥관 열림증의 보존치료가 기존 치료에 비교해 열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입증한 논문을 세계적 소아과학 학술지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2019년에 태어난 미숙아 142명(평균 재태기간 26~27주, 몸무게 1㎏ 안팎)을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으로 기존치료군과 보존치료군으로 나눠 추적관찰했다. 70명은 이부프로펜을 투여하는 기존 치료를 받았고 72명은 수액량을 조절하는 보존치료를 받았다. 보존치료는 미숙아의 체중과 나트륨 혈청 농도, 체내 전해질 균형, 소변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분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분 섭취가 많으면 혈액순환도 늘어 아기 심장에 무리를 준다.

두 그룹의 치료 결과는 비슷했다. 미숙아들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퇴원할 때 기존치료군은 89%, 보존치료군은 82%의 동맥관이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지폐이형성증 및 사망자 발생률은 보존치료군이 44%로 기존치료군(50%)보다 다소 나았다.

박원순 교수는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연구를 통해 보존치료가 기존치료를 대체할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 미숙아 동맥관 열림증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윤실·성세인 교수는 “정교한 수액제한 치료와 인공호흡기 치료를 병행해 (별다른 부작용·후유증 없이) 동맥관의 자연폐쇄를 유도할 수 있다”며 “기존 치료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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