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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그놈이 그놈이다' 황정음, 구원투수 될까?





30대 여성의 ‘비혼’을 소재로 한 ‘그놈이 그놈이다’가 월화극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6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그놈은 그놈이다’(연출 최윤석·이호/극본 이은영)의 시청률이 1부 2.7%, 2부 3.9%(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본 어게인’의 첫 회 시청률(3.7%, 4.1%)과 최종회(1.7%, 2.4%) 시청률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다.

앞서 KBS는 ‘계약우정’과 ‘본 어게인’으로 월화극을 부활시켰으나, 두 작품 다 1~2%대 시청률을 기록해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KBS는 시청률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편성 시간대까지 앞당기며 ‘그놈이 그놈이다’를 승부수로 띄웠다. 이어 KBS2 ‘비밀’, MBC ‘킬미힐미’등을 통해 로코퀸으로 거듭난 황정음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그러나 월화극 승자는 쉽게 판결 날 것 같지 않다. 같은 날 첫 스타트를 끊은 JTBC 새 월화드라마 ‘모범형사’ 1회도 시청률 3.897%(이하 유료방송가구/전국기준)로 동일한 3%대를 기록했다. MBC ‘저녁 같이 할래요?’도 시청률 1부 2.3%, 2부 3.1%로 가까스로 3%대에 들었다.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시청률 4.4%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격차는 크지 않다. 이변이 없는 한 월화극 경쟁작들은 한동안 비등비등한 3~4%대의 시청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놈이 그놈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신과 연애하고 결혼하겠다며 두 번이나 ‘비혼’을 공식 선언한 서현주(황정음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주는 웹툰작가란 꿈을 이루게 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5년간 웹툰 기획PD로 일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건 상사의 계략에 의한 해고 통보뿐이었다. 이후 그를 두둔해주는 박도겸(서지훈 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게 된 황지우(윤현민 분)와 삼각관계가 이뤄질 것을 예고하며 첫회는 끝이 났다.

/ 사진=KBS2 ‘그놈이 그놈이다’




현시대를 반영한 ‘비혼’이라는 소재는 드라마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본 방송에서 현주의 ‘비혼’ 공식 선언은 ‘비혼’이 사회적 문제가 아닌 한 개인이 지닌 삶의 소신일 수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비혼과 함께 이혼, 기혼, 미혼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30대 여성들의 등장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충분했다.

비혼 여성을 대변하는 듯한 솔직한 대사도 눈길을 끌었다. 극 중 현주는 지인들을 약혼식에 초대해 “낯선 사람들이 제 가족이 된다는 것도, 아이를 낳는 것도, 경력을 쌓기 전 경력 단절이 되는 것도 두렵다”,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보다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크더라”라며 자신과 평생 함께할 반려자가 자기 자신임을 밝혔다. 개인적인 두려움과 결혼이 장애물로 치부되는 사회 현실을 지적한 셈이다.

현실감 있는 대사와 함께 주인공 서현주로 완벽 변신한 황정음의 로코 연기도 극에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의 연기가 전작에서 봐왔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황정음은 오버스러운듯 하면서도 솔직 당당한 비혼주의자 서현주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자기 일을 완수하기 위해 납작 엎드릴 줄 아는 짠내 나는 모습, 부당한 상사에 당돌하게 대응하는 쿨한 모습을 오가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의 빠른 전개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비혼식을 여는 파격적인 전개를 시작으로 5년간 일한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를 당하는 이야기를 첫회 만에 빠르게 풀어냈다. 극 말미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황지우에게 응급처치를 해주고자 입을 맞추고, 그 사이 두 사람을 둘러싼 전생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다음 회를 향한 기대감도 고조시켰다.

반면 색다른 로코물, 30대 생활밀착형 연애를 표방했으나 드라마의 설정이 진부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뻔한 삼각관계, 재벌남과 연하남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여주인공, ‘비혼’여성의 결말은 결국 남자 주인공 1명을 택하는 사랑으로 귀결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최윤석 PD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핀볼 게임에서 핀볼이 떨어지면 어디로 튈지 모르듯 예상과는 사뭇 다른 느낌, 기분 좋은 배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지, 그 드라마가 그 드라마로 남을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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