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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핵보유국 만든 건 美" 文정부 입장인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7일 “미국이 북한을 불러냈다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서 북한이 그 배신감 때문에 핵보유국이 됐다”고 황당한 주장을 했다. 그야말로 김정은 정권의 입장과 거의 같다. 그는 이어 “아무리 미국을 섭섭하게 하고 방위비분담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주한미군은 철수하지 못한다”며 “한미워킹그룹을 깨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는 헌법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수석부의장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고 믿을 수 없는 궤변들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한 강연에서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의 반발을 살 수 있다”면서 “북한에 어떤 식으로든지 양해를 구하든, 통보하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술 더 떠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결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외교안보 참모들의 이 같은 발언은 되레 북한의 오판과 도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한미워킹그룹 해체나 주한미군 폄하 발언 등은 우리의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자문그룹은 북한 눈치 보기를 통해 남북관계 이벤트를 서두르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궤변을 일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언론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만약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핵 폐기를 주장하지 않고 북핵 시설 일부 동결과 대북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데만 관심을 갖는 가운데 북미 정상이 모호한 봉합을 시도한다면 그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사실상 북핵 보유를 용인하면 핵을 이고 살아야 하는 엉터리 평화체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한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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