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예의가 아니다”며 격노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냐”고 묻자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나.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쏘아붙였다. 이후 ‘유가족에 어떤 위로의 말을 전했나’는 등의 다른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대표는 화를 삭이지 못한 채 해당 기자를 계속 응시했다.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 이 대표와 취재진과의 긴장이 이어지자 당 관계자들이 이 대표를 차량으로 안내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앞서 박 시장은 자신의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지만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되며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박 시장의 빈소를 찾은 이 대표는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의 비보에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 없다”며 “평생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담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 불모지였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 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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