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동갑 친구 임희정(한화큐셀)과 박현경(한국토지신탁)이 두 달 만에 같은 조 우승 경쟁을 벌인다.
임희정은 12일 부산 스톤게이트CC(파72)에서 계속된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3언더파의 공동 선두다. 버디만 6개를 잡은 박현경도 13언더파 선두다. 둘은 11언더파 3위 박민지와 13일 챔피언 조 대결을 벌인다. 다만 13일에는 대회장이 있는 부산 기장군에 많은 비가 예보되고 있어 3라운드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규정상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인 선수끼리 연장을 벌이게 돼 있다.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이 2년 차 동기생의 결투로 결정될 확률이 꽤 높다는 얘기다.
임희정과 박현경은 올해 첫 대회인 5월 KLPGA 챔피언십에서 챔피언 조 우승 경쟁을 벌인 경험이 있다. 임희정이 마지막 날 초반까지 5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으나 박현경이 뒷심을 발휘해 1타 차로 역전 우승했다. 박현경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해냈고 임희정은 다잡은 듯한 우승 기회를 놓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시즌 신인 3승의 진기록을 세웠던 임희정은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을 두드린다. 박현경은 시즌 2승이자 통산 2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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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는 박현경이 7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임희정이 8언더파를 적어 선두를 뺏었는데 둘째 날에는 임희정이 먼저 선두로 끝낸 뒤 박현경이 치고 올라가 공동 선두로 마감했다. 임희정은 버디 13개와 파 23개를 적어 이번 주 36홀 노 보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현경은 36홀 동안 버디 14개와 파 21개,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이날 박현경은 임희정보다 나쁜 조건에서 경기했다. 임희정이 경기할 때 잔잔하던 비바람이 박현경 경기 때는 제법 강해졌다. 하지만 박현경은 세 홀 연속 버디 등으로 전반에만 4타를 줄인 뒤 후반 2타를 더 줄이며 힘을 냈다. 막판에 더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파5 홀인 17번에서 두 번째 샷을 어려운 경사의 러프로 보낸 탓에 파에 그쳤고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짧아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임희정은 4개의 파5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안정감을 뽐냈다.
상금·대상(MVP) 포인트 1위인 이소영이 5타를 줄여 7언더파를 작성한 가운데 평균타수 1위 김효주는 3언더파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1라운드 5번홀(파5)에서의 벌타 상황이 2라운드 뒤에 발견돼 2벌타를 받고 5언더파에서 3언더파로 스코어가 정정됐다. 벙커 턱 가까이에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김효주는 한 클럽 길이 이내 후방에 볼을 드롭해야 하는 룰을 착각해 한 클럽 길이보다 더 먼 지점에서 플레이했다. 이정은은 첫날 앨버트로스(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를 터뜨리고도 컷 탈락했다. 이날 5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합계 1언더파로 컷 통과 기준에 1타가 모자랐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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