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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려되는 지식재산 투자 감소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공학한림원 지식재산 전략 포럼 공동의장

코로나發 유동성 위기 빠진 중기

해외 투기자본에 넘어갈 우려 커

핵심기술 보유기업에 자금 지원

혁신기업 보호에 국가가 나설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경영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5곳 중 4곳이 필요 자금의 절반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80%는 향후 수출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경색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먼저 연구개발(R&D)과 특허 등 지식재산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혁신역량이 저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대학·공공연구기관·개인 중 가장 많은 특허출원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창의성과 혁신 DNA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을 조기에 성공해 ‘K방역’모델을 전 세계에 알린 것도 뛰어난 바이러스 진단 기술력과 지재권으로 무장한 강소기업들 덕분이었다.

감염병 공포로 인해 전 세계적인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새로운 핵심기술과 산업이 대거 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핵심기술과 이를 보호할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2008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자 부동산·채권·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투자가 위축하면서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지식재산이 부각됐고 현재까지도 지식재산 투자가 활발하다.

최근 경제위기에서도 지식재산을 가진 미국의 혁신기업들은 오히려 당당하다. 비대면 문화가 주목을 받으면서 영상콘텐츠, 원격진료, 원격화상회의서비스, 온라인쇼핑사업이 주력인 넷플릭스, 텔레닥헬스, 줌, 아마존 등 혁신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와 백신개발·클라우드서비스 분야에 지식재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도 창업 이래로 핵심특허 등 지식재산 투자에 주력해 스타트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의 절반 이상을 R&D 인력으로 배치해 지금까지 2,000여개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다. 우리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 전 세계로 팔려 나가자 경쟁기업은 특허소송을 제기해 우리 회사를 견제해왔다. 다행히 우리가 번번이 특허소송에서 이기면서 오히려 앞선 기술력을 시장에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신생기업이 기득권을 가진 경쟁기업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 바로 ‘지식재산’이다. 세상에 없는 창조적인 기술을 개발해 지식재산으로 보호하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재산 창조전략이야말로 경제위기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우리가 겪은 큰 국가적 손실 중 하나는 우리의 지식재산이 해외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특허괴물에 넘어간 우리의 지식재산은 곧 부메랑이 돼 우리 기업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의 핵심특허가 해외 투기자본에 넘어가는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미래의 먹거리인 핵심특허를 보유한 기업들을 보호해야 한다. 특히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핵심기술 보유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자본으로 우리 기술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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