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도요타를 제치고 자동차업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 언론이 테슬라의 성공 비결을 ‘소프트웨어에 대한 자세 차이’로 꼽았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테슬라의 약진의 배경에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에 대한 높은 기대 외에 도요타와의 관계도 영향을 미쳤다며, 테슬라와 도요타의 애증의 10년사를 소개했다.
지난 2010년 테슬라와 도요타는 자본·업무제휴를 발표했다. 당시 도요타는 테슬라의 지분 3.15%를 5,000만달러에 매입하며 전기차 공동개발에 나섰다. 전기차 생산 거점을 찾던 테슬라는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해 세운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의 토지·공장 일부를 4,200만달러에 구입하는 등 양사는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당시 도요타는 대기업이었던 반면 테슬라는 벤처회사에 불과했다. 당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테슬라의 벤처기업으로서의 도전정신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고 머스크 CEO 역시 “존경하는 도요타와 제휴할 수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히는 등 양사에는 훈풍이 불었다. 닛케이는 “제휴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도요타의 캐나다 공장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을 생산을 관장하는 간부로 초청하는 등 도요타가 테슬라의 양산 성장에 일조했다는 점은 틀림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훈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개발을 두고 양사의 의견 차이가 벌어졌고, 결국 도요타는 2014년부터 테슬라의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 2016년 말에 전량 매각했다. 이후 머스크 CEO는 도요타가 연료전지차(FCV)에 힘을 쏟는 와중에도 연료전지(fuel cells)를 깔보는 발언을 반복했다. 도요타가 다시 제휴를 요청했을 때도 “그곳과는 협력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이제 도요타의 과제는 소프트웨어를 축으로 하는 제조라고 설명했다. 도요타 사장도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닛케이는 3년 전쯤 도요타 간부에게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른 소프트웨어에 하드웨어를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물었지만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는 이전부터 소프트웨어 원격 갱신으로 기능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늘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동차업계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며, 양사의 시가총액이 역전된 배경에는 소프트웨어를 대하는 자세의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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