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홍콩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26)가 영국 망명 사실을 밝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로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밤 비행기에 탑승했다. 내 목적지는 런던”이라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을 떠났다고 밝힌 지 10일 만에 목적지를 공개한 것이다.
그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 행방에 대해 저자세를 취했다”면서 “내가 떠나기 전 심사숙고할 기회도 없었다”고 목적지를 공개하지 않았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항상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하나다. 홍콩인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균열되지 않았다. 반대로 우리는 다음의 힘든 투쟁을 마주할 준비가 잘됐다”고 강조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자신이 중국 당국에 체포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드러냈다. 로는 “다음 시위 또는 다음 청문회 참석이 구금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면 어떻게 장기적 관점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실제로 온라인에선 로를 포함, 민주화 인사 54명의 이름이 담긴 ‘체포 블랙리스트’가 나돌았다.
로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이끈 민주화 인사로 2016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아 의원 자격을 잃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