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과 관련,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돈다”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수준 좀 보라”면서 홍 의원을 맹비난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채홍사’는 연산군 시절 미녀를 구하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뜻한다. 홍(紅)은 여자를 뜻해 말을 의미하는 준(駿)과 함께 ‘채홍준사’로 불리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분은 학창 시절에 ‘선데이서울’을 너무 많이 보셨다”면서 “그 후유증”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선데이서울은 1990년대 ‘황색지’의 대명사 격이었던 성인용 주간지로 지난 1968년 9월22일 창간돼 인기를 끌었다. 1991년 12월29일 1192호를 끝으로 폐간됐다.
앞서 홍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자(死者)에 대해서만 공소권이 없을 뿐이고, 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위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피해자가 한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면서 “이런 말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경은 더욱더 수사를 철저히 하고 야당은 TF라도 구성해서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라”라고 적었다.
홍 의원은 이어 “더이상 권력자들에 의한 여성들 성추행을 막으려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의원은 자신의 ‘채홍사’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추가로 글을 올려 해명했다. 홍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한 포스팅 내용이 달라진 게 아니라 사건 추이를 따라가 보면 일관돼 있다”고 강조한 뒤 “사망 당일은 애도했지만 그 후 장례절차와 수사는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 뿐”이라고 썼다.
홍 의원은 아울러 “이번 사건은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그외 민주당 인사들의 성추행 사건과 더불어민주당 전체에 대한 여성들의 혐오의 출발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해찬 당 대표의 단순 사과로 수습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알리기 위한 야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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