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경찰의 공권력에 의한 흑인 사망 문제를 묻는 말에 백인이 더 많이 사망한다며 불쾌한 질문이라는 투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왜 이 나라에서 흑인이 여전히 법 집행기관의 손에 죽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같은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질문에 “백인도 마찬가지다. 정말 끔찍한 질문”이라며 발끈하면서 “그런데 더 많은 백인이 그렇다”며 백인의 사망 사례가 더 많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에 목이 짓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인종차별 해소와 경찰개혁을 요구하는 시위사태가 미 전역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나온 것이기도 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이드 사망이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지만 단순히 수치로만 백인 사망자가 더 많다는 주장은 올바른 분석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CBS는 법 집행기관에 의해 사망할 가능성은 흑인 남성이 백인보다 3.5배 더 높다는 2018년 연구와, 일생동안 흑인 남성 1,000명 중 1명꼴로 경찰 손에 죽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난해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지난해 하버드대는 한 조사에서 백인이 2013~2017년 다른 인종에 비해 경찰에 의해 더 많이 사망했지만, 인구 비중을 고려할 때 흑인의 사망 확률이 백인보다 3배 더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남북전쟁 이전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의 깃발을 사용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언론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매우 간단하다”며 “그것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선거 행사 때 지지자들이 남부연합기를 전시하면 편안하겠냐는 질문에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언론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편안하다. 매우 간단하다”고 대답했다.
또 이 깃발이 노예제 잔재여서 많은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상징이라는 것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남부연합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알지만 그들은 노예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이 남부연합기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 또는 다른 어느 것이든 언론의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5년 남부연합기가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CBS는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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