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2세들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숙자들을 배우처럼 변신시키는 깜짝 이벤트를 열어 화제다.
이벤트를 연 주인공은 LA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영상제작 프로듀서, 전문 사진가 등으로 구성된 한인 2세들은 거리의 노숙자들에게 희망과 재기의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숙자 변신하다’(Homeless makes over)라는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이들은 첫 작품으로 14일(현지시간) 유튜브 채널에 LA 노숙자 언티 그린(52)이 할리우드 여배우처럼 변신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린은 한때 번듯한 요리사로 아파트도 갖고 있었지만 남편의 외도와 경제적 문제가 겹치면서 살 곳을 잃고 5년 전부터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한인 2세들은 노숙자 거리에서 그린을 만나 이벤트의 첫 주인공으로 선택하고 시내 콘도를 하루 빌려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깜짝 변신을 마친 그린은 미리 마련된 롤스로이스를 타고 산타모니카 해변을 드라이브한 후 한인타운의 레스토랑에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그린은 “정말 최고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거울을 보는 순간 아름답고 희망이 있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 2세 헤어 디자이너 정진욱 씨는 평소 노숙자들의 머리를 손질하는 봉사활동을 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노숙자들을 보면서 이번 이벤트를 처음으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2세들은 영상 자막을 통해 “이 이벤트는 누군가에 의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기획 이유를 밝혔다. 그들은 “우리도 코로나19가 두렵지만, 그냥 두려워만 한다면 노숙자들도 그냥 숨죽이고 있을 것”이라며 “노숙자들은 바꾸기 힘든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우리 또한 이를 바꿀 마음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종, 피부색, 종교가 다르지만 우리의 마음은 하나”라며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노숙자들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계속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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