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직원에게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는 방송 진행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TBS TV ‘뉴스공장 외전 더 룸’ 출연자인 프리랜서 아나운서 박지희씨와 YTN 라디오 진행자 이동형 작가가 각각 개인 방송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작가는 지난 15일 유튜브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에서 전직 비서 A씨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이게 무슨 미투사건(이냐). 미투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내가 그때 말 못 했는데 지금 용기 내서 한다’, 내 신상을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씨를 향해 “지금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다. 극단적 선택했다. 근데 자기는 숨어가지고 말야”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신의 언행이 ‘2차 가해’로 비판받을 가능성을 인식한 듯 “뭐만 말하면 2차 가해라고, 아무것도 못 하게 하고. 이상한 걸 이상하다고 하는데 왜 말 못 하게 하냐”라고 주장했다.
이 작가는 자신보다 앞서 ‘2차 가해’ 발언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박씨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할 수 있잖아. 그게 이상한가?”라고 두둔했다. 그는 여성계 전체를 향해선 “지금 대한민국 페미(페미니스트)는 페미가 아니다. 이건 다른 성(性)을 혐오하는 것”이라면서 “세상은 니들이 원하는 대로 전혀 안 될 것이다. 다른 성을 사랑해야지 왜 혐오하나.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설립한 TBS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프리랜서 박씨는 지난 14일 공개된 ‘청정구역 팟캐스트 202회’에 출연해 “4년 동안 그러면 대체 뭐를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전직 비서 A씨의 법률대리인이다. 박씨는 “(피해자) 본인이 처음에 서울시장이라는 (박 전 시장의) 위치 때문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면서 “처음부터 신고를 해야 했다고 얘기를 하면서도 왜 그러면 그 당시에 신고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다”며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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