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과 관련,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피해자가 위력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피해자로 명명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16일 상무위원회에서 “피해 호소인은 상대를 아직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에 적절치 않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논란이 확산됐다. 심 대표 역시 지난 10일 박 전 시장 조문 당시 박 전 시장 고소인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라고 말했고, 이후 의원총회에서 ‘피해자’와 ‘피해 호소인’을 혼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정의당도 초기 언론을 통해서만 사건을 접했을 때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잠시 썼으나 피해자로 정정해 사용한다”면서 “성폭력 사건 해결의 제1 목적은 피해자 치유에 있는 만큼 모두 피해자로 표현을 통일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전날 진상 규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서울시에 대해서는 “발표 과정에서 피해호소 직원이라고 지칭하며 성추행이라는 표현 일체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건 해결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호칭부터 피해자로 바로잡으라”고 했다.
심 대표는 또한 “서울시가 주축이 된 민간합동조사단은 가당치 않다. 스스로 조사 대상임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이해찬 대표가 통절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당 차원 진상조사 계획이 없다며 책임을 서울시에만 떠넘겼다”고 지적하면서 “무한 책임의 자세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책임 있게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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