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 상반기 공개활동 횟수가 18회에 그쳐 집권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상반기 공개활동 평가와 분석’ 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한 전달을 제외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총 18회로 이는 2012년 집권 이후 상반기 기준 최소치다.
김 위원장이 2013년 상반기에는 무려 100회 가까이 공개활동에 나섰고 2017∼2019년에도 평균 40∼50회가량 공개활동을 한 점을 보면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대폭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개활동에) 동원된 인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 경우 자칫 김 위원장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가급적 공개활동을 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군사훈련 참관 및 군부대 시찰 등 군사 관련 행보가 전체의 55.6%에 해당하는 10회로 가장 많았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벼랑 끝 전술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 한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올해 초 신형 전략무기 참관 및 군부대 시찰 등 광폭 군 행보를 이어갔다.
공개활동에는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데 경제분야와 비교해서 군사분야 공개활동이 동원 인원의 선별과 통제가 수월해 코로나 19 방역에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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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관련 공개활동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2012년 집권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반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등 정치 분야 활동은 4회, 설 기념 공연 관람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등 사회·문화 분야 활동은 3회로 적었다.
경제 분야 활동은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 현장 현지지도 단 1회에 불과했다. 대외부문 공개활동은 한 번도 없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는 코로나 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않는 한 올해 하반기에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단기간 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국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김 위원장의 대내외 공개활동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비교적 적은 인원이 동원되는 각종 회의 참석 등의 공개활동이 지속해서 이뤄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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