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원연설 직후 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다 협치와 통합, 타협을 중시하는 분이라 생각한다”며 국정 운영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원연설을 한 직후에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의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도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해줘서 김 위원장과 주 대표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거듭 연설문을 고쳐 써야 했던 처지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개원연설이 갑자기 잡히면서 어제 연설문을 완전히 새로 썼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바뀌는지 이미 구문이 됐더라”며 “한국판 뉴딜 계획을 국회에서 먼저 보고하고 상세한 계획을 국민들께 보고하려고 했는데 국회 개원이 늦어지면서 선후가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21대 국회 개원 48일 만에 개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남색 바탕에 빨간색·파란색 등 줄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연설대에 올랐다. 청와대는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코로나19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여망을 담아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문 대통령 연설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연설을 하고 퇴장할 때까지 20번의 박수를 치며 환대한 반면 통합당은 입장 때만 일어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이 연설 중 “협치도 손바닥이 마주쳐야 가능하다”고 하자 통합당 일부 의원은 “협치합시다, 협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왼쪽 옷깃에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고 적힌 규탄 리본을 달고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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