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했을까’ 송지효를 사이에 두고, 손호준-송종호-구자성-김민준의 치열한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16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극본 이승진/연출 김도형, 이하 ‘우리사랑’) 4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유료 시청률 2%를 기록, 2회 이후 소폭 하락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오연우(구자성)는 화기애애한 노애정(송지효)과 오대오(손호준)를 보며 위험을 감지했다. 14년 전 그날처럼 사라져버린 애정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대오를 앞에 두고, 살갑게 “누나”라고 부르며 애정에게 다가간 것. 낯선 남자의 등장에 미묘하게 날을 세운 대오가 “옛날부터 조금 아는 뭐 그런 사이입니다”라고 어필하자, “전 누나랑 한 집 사는 오연우라고 합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반갑게 악수하는 척하며 체육 선생님의 범접할 수 없는 악력도 선사했다. 이렇게 연하남의 진격이 시작됐다.
그래서 연우를 애정의 남편으로 단단히 착각해버린 대오는 그날 밤, 분노와 창피함에 쉬이 잠에 들지 못했다. 온갖 인맥을 총동원해 연우의 정보를 수집하느라 기나긴 밤을 보낸 것. 지질한 질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애정이 구파도(김민준)를 만나러 가는 자리에 기어코 따라나서더니, 급기야 집필뿐 아니라 감독도 하겠다고 선언해버렸다. 어떻게든 애정의 주변 남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속내였다. 그런데 애정은 이 자리에서 지난날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대오를 떠올렸다. 적어도 애정의 기억 속에 그는 “꽤 능력 있고 자질 있는 감독”이었다.
이렇게 감독과 작가 섭외는 마무리됐고, 이제 ‘톱배우 류진 캐스팅’이라는 미션을 남겨뒀다. 하지만 그와 사적으로도 친한 대오에게도 이는 난감했다. 류진이 대한민국을 넘어 할리우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누가 봐도 불가능해 보였지만 굴지의 애정은 “되든 안 되든 시도는 해봐야 할 꺼 아니야”라고 밀고 나갔다. “진짜 설렌다. 영화 그냥 꿈만 꾸게 될 줄 알았는데”라는 기대에 부푼 그녀에게 애틋한 마음이 든 대오도 발 벗고 나섰다. “형도 같이 하자. 미국 진출하기 전에 마지막 국내 활동”이라고 류진을 설득한 것.
이렇게 함께 ‘으쌰으쌰’ 한 곳을 향해 가던 애정과 대오의 평화는 잠시뿐이었다. 대오는 밤새 수많은 파일 무덤을 뒤져 예전에 써놓았던 ‘사랑은 없다’ 시나리오를 겨우 찾아냈는데, 애정이 “남자 캐릭터 매력이 조금 떨어진다”며 손을 보자고 지적했다. 자존심이 상한 대오는 “안목 있는 애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라며 기어코 선을 넘었고,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말실수를 깨닫고 수습하려던 것도 실패, 결국 시나리오 수정본과 도시락을 들고 애정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러나 어긋난 타이밍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애정의 딸 하늬(엄채영)와 한 집 사는 연우도 때마침 사무실을 찾은 것. 대오의 시점에서 “엄만 좋겠다. 이렇게 엄마 생각해 주는 사람 둘이나 있어서”라는 화목한 가족 사이에 그가 낄 자리는 없어 보였다.
류진은 대오가 ‘쫑’ 났다던 애정과 다시 작품을 하게 됐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가슴이 뛰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하늬가 연우에 이어, 두 번째 아빠 후보인 것 같다며, 엄마 애정의 과거 핸드폰에서 전화번호를 찾아냈고, “혹시 노애정씨 아세요? 저 노애정씨 딸 노하늬라고 하는데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 과거 대오와의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던 애정을 보며 “니 눈에 나는 안 보이냐?”라며 소주만 들이켰던 류진. 급기야 하늬의 전화에 만나자는 약속까지 하고 말았다.
그렇게 노애정을 둘러싼 남자들의 만남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뤄졌다. 한박중학교 명사 특강이 있던 날. 본래 스타작가 천억만이자 오대오가 명사로 왔어야 하지만, 사적인 일엔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애정의 뜻으로 일단락이 됐다. 그러나 특강 펑크에 화가 난 학부모들이 애정에게 따졌고, 이를 보고 있을 수 없었던 하늬는 류진을 급히 불렀다. 결정 장애에 완벽주의 중증이 있는 류진은 애정을 놓치지 않겠다는 본능 하나로 학교로 향했다. 그런데 전날 밤 술로 지새우며 “이렇게 다시 흔들릴 줄 알았으면 아무 짓도 안 하는 건데”라며 괴로워하던 대오도 학교를 찾았다. 애정의 후배 혜진(백수희)을 통해 연우가 애정의 ‘남편’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 대오는 연우를 향해 “남편, 남친, 육촌 이하 가족, 해당사항 없으면 빠져”라는 한 방을 날리며, 이전의 수모를 되갚아줬다. 애정을 향한 그들의 공방은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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