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원연설 직후 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다 협치와 통합, 타협을 중시하는 분이라 생각한다”며 국정운영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어수선한 정국이지만 이날 만남에서는 주로 덕담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원연설을 한 직후에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의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도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해줘서 김 위원장과 주 대표께 감사드린다”며 깍듯이 예우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환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문 대통령은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고 문 대통령은 “(양극화가) 더 좁혀지게 하려는 게 한국판 뉴딜”이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 개원 48일 만에 개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남색 바탕에 빨간색·파란색 등의 줄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연설대에 올랐다. 각 당의 상징 색깔이 한 넥타이에 조화롭게 디자인된 것으로, 협치를 의미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여야는 문 대통령 연설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연설을 하고 퇴장할 때까지 20번의 박수를 치며 환대한 반면 통합당은 입장 때만 일어나 박수를 쳤다. /김인엽·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