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유명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대거 해킹당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BI 샌프란시스코지부는 이날 해커들이 트위터의 내부 시스템에 접근해 저명 인사들의 계정을 장악한 뒤 가상화폐를 요구한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했다. FBI는 “현재로서는 가상화폐 사기를 저지르기 위해 계정들이 해킹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이 사건과 관련해 가상화폐나 돈을 보내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지금은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유명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사기단에 해킹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해킹 피해 계정에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억만장자 래퍼 카녜이 웨스트 등이 포함됐다. 이들 계정에는 ‘30분 안에 1,000달러(약 120만원)를 비트코인으로 나에게 보내면 돈을 두 배(2,000달러)로 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고, 해커들이 올린 주소로 11만달러(약 1억3,200만원) 가치에 해당하는 12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송금됐다.
미 의회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트위터가 사건의 발생 경위를 밝히고 향후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트위터 해킹이 단순 사기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겨냥했을 경우 파장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리차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트위터가 보안 문제를 반복하고 계정 보호에 실패했다”며 “이번 해킹 공격은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짐 조던 하원의원은 미 대선일 하루 전인 11월 2일 트위터에서 비슷한 해킹 사건이 발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트위터의 운영에 대한 신뢰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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