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고법원 “EU-미국 데이터 전송 합의 무효”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EU와 미국 간 개인정보 보호 합의인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를 무효라고 판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CJ는 이날 EU에서 다른 나라로 개인정보가 이동될 때는 EU와 같은 수준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프라이버시 실드는 유럽인들의 개인정보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미국으로 전송할 때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미국과 EU가 체결한 합의다.

ECJ의 이번 판결로 유럽에서 제3국으로 개인정보를 전송할 때 EU 수준의 보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해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세 논란으로 갈등을 벌이는 EU와 미국의 긴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계 3대 로펌 중 하나인 영국 클리포드챈스의 한 관계자는 ECJ의 결정과 관련해 “미국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신뢰할 수 없고 EU의 조치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를 놓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번 판결로 더 많은 개인정보가 유럽에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2013년 미 정보기관이 유럽인의 개인정보를 열람했다는 스노든의 폭로가 나온 후 오스트리아의 한 활동가가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에 미국으로 개인 데이터를 보내면 안 된다고 민원을 제기하면서 본격화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