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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시절'의 그 리즈, 17년만에 돌아왔다

리즈 유나이티드, EPL 승격·챔피언십 우승 확정 '겹경사'

비엘사 감독 전술 축구 앞세워 옛 영광 재현할지 주목

리즈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이 확정된 지난 18일 리즈 팬들이 홈구장 엘런드 로드 앞으로 몰려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리즈=AFP연합뉴스




‘리즈시절’의 그 리즈가 돌아왔다.

잉글랜드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확정한 데 이어 19일에는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웨스트브로미치가 허더즈필드 타운에 1대2로 덜미를 잡히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던 리즈 선수단은 이튿날 우승까지 확정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3위 브렌트퍼드가 17위 스토크시티에 져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트로피의 주인이 된 것이다. 리즈의 챔피언십 우승은 20년 만, EPL 승격은 17년 만이다.

리즈 구단은 한국 선수를 영입했던 것도 아닌데 한국에서 유명하다. ‘리즈시절’이라는 말 때문이다. 리즈시절은 국내에서 워낙 흔히 쓰여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등록됐을 정도다. ‘외모·인기·실력 따위가 절정에 올라 가장 좋은 시기.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스미스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때를 이르던 말에서 비롯하였다’고 나와 있다. 여기 나오는 스미스는 미남 공격수 앨런 스미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의 동료로도 국내 축구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리즈 시절의 앨런 스미스. /출처=트위터




스미스가 리즈 소속이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리즈는 EPL에서 3~5위를 하는 강팀이었다. 앞서 1991~1992시즌까지 1부리그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2000~2001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도 나갔다. 하지만 2003~2004시즌 19위에 그쳐 2부로 강등된 뒤에는 3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시즌 2부리그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PO) 끝에 승격에 실패했던 리즈는 올 시즌은 PO도 필요없이 EPL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챔피언십 24개 팀 중 1·2위가 다음 시즌 EPL로 직행하고 3∼6위는 마지막 1장의 승격 티켓을 놓고 PO를 치르는데, 승점 87(26승9무9패)의 리즈는 18일 최소 2위를 확보했고 19일에 우승을 결정지었다.

마르셀로 비엘사 리즈 감독. /AFP연합뉴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앞으로 리즈 지역의 중심 도로 중 하나는 마르셀로 비엘사(65·아르헨티나) 리즈 감독의 이름을 따 ‘마르셀로 비엘사길(MARCELO BIELSA WAY)’로 불리게 된다. 그만큼 리즈의 EPL 복귀에는 비엘사 감독의 공이 컸다. 과거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자주 거론됐던 그는 선수 관리에 있어 독단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전술 준비와 구사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하는 명장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시절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비해 무려 7,000개의 영상을 수집한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칠레 대표팀과 프랑스리그 릴 등에서 감독을 지낸 그는 지난 시즌부터 리즈를 맡아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승점, 올 시즌 최소 실점 등의 기록을 이끌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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