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진 대홍수의 피해 지역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 중국 수리부는 기존 창장(長江)에 최고등급 1급 적색경보를 내린 데 이어 20일 오전8시(현지시간) 북쪽 화이허(淮河)에도 1급 경보를 발령했다. 폭우 지역이 북상하면서 강물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폭우 피해는 창장과 화이허가 남북으로 지나는 안후이성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화이허가 지나는 안후이성 푸양시가 경계수위를 넘자 정부는 왕자댐을 열어 물을 방류했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 주민 2,000여명은 긴급 피난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에는 안후이성 남부 추저우에 있는 창장 지류 추허강의 수압을 낮추기 위해 이 지역 2개 제방을 미리 폭파했다. 며칠간의 집중호우로 창장 지류인 추허강의 수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창장의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댐인 싼샤댐의 수위도 전날 최고 수위를 불과 11m 남겨둔 163.85m까지 치솟았다. 이에 싼샤댐이 물을 대거 방류하면서 하류의 범람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한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붕괴위기설까지 나돌자 신화통신은 “싼샤댐이 올해 홍수에 잘 대처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한편 올해 홍수는 20세기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홍수 가운데 네번째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은 1931년에 발생한 대홍수로 침수지역은 잉글랜드 전체와 스코틀랜드 절반을 합친 면적에 달했다. 1954년에는 창장 유역에 대홍수가 일어나 3만명 넘게 사망했다. 1998년 홍수사태도 창장 유역에서 발생해 3,0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경제 손실은 24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였다. 중국 당국은 올해 홍수 피해가 1998년 대홍수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올해 홍수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860억위안(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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