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가포르 리츠 시장에서는 ‘ESR 리츠’가 ‘사바나 리츠’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양사가 합병하면 싱가포르에서 5번째로 큰 산업용 리츠가 탄생하게 됩니다. 합병 후 총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런데 ESR 리츠와 사바나 리츠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 핑크스’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양사의 합병 뒤에 워버그 핑크스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두 회사는 워버그 핑크스와 관계가 깊습니다. ESR 리츠의 스폰서인 이샹 레드우드(e-Shang Redwood)가 바로 워버그 핑크스가 투자한 아시아퍼시픽 지역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ESR은 사바나 리츠의 주주이기도 하기에 사바나 리츠도 워버그 핑크스와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최근 싱가포르 리츠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지난해 싱가포르 리츠 시장의 M&A 규모는 169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직전 최고치인 2014년의 3배에 달합니다. 아시아퍼시픽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업을 확장하고 있는 워버그 핑크스의 전략도 싱가포르 리츠 시장의 M&A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 ESR 리츠는 이번 M&A에 앞서 지난 2018년 ‘비바 인더스트리얼 트러스트’를 합병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도 이를 주목하면서 “ESR 리츠가 워버그 핑크스의 지원 아래 소규모 경쟁 업체들을 계속 끌어 모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ESR 리츠의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드리안 추이 ESR 리츠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리츠의 규모가 커질수록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리스크가 줄어들며 유연성이 커진다”며 “임대, 자산 개선, 재개발 기회 등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도 발생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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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버그 핑크스의 공격적인 행보는 싱가포르 리츠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워버그 핑크스는 지난 2017년 싱가포르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ARA를 인수하면서 아시아퍼시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는데요. 워버그 핑크스는 최근 ARA의 지분을 기존 30.7%에서 48.7%로 늘려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습니다. 특히 워버그 핑크스는 ARA를 인수한 후 아시아퍼시픽 시장을 넘어 미국·유럽 진출을 적극 추진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ARA는 지난 2018년 하야트 플레이스 호텔 38개를 인수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9년 5월 하야트 플레이스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RA US HOSPITALITY TRUST‘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상장했습니다. 또한 ARA는 호주 운용사로 유럽에 많은 자산을 투자한 크롬웰(Cromwell)과 일본 최대의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케네딕스의 지분에도 각각 20% 정도 투자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ARA코리아자산운용을 통해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2 오피스, 서울스퀘어, 판교 알파리움타워 등 다수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ESR은 물류센터 전문 투자자인 켄달스퀘어의 주요 주주이기도 합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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