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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갑툭튀’한 박주민 당대표 출마론, 속내는?

이낙연·김부겸 양자대결 전당대회 막판 변수로

‘친문 표심’ 강점, 2018년 전대서 ‘권리당원’ 인기

“출마하면 전국구 의원” 서울시장 후보 포석 두나

문재인·박지원 빅2 경쟁속 ‘젊은피’ 이인영 닮은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부세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주민 당대표 출마설’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막바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우원식·홍영표·송영길 의원 등 당 대표 후보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양자 대결로 점쳐지던 중 박주민 의원이 막판 출마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이 친문 세력을 등에 업고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의원은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선거에 나가느냐’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늦어도 내일(21일) 오전까지 결심해야 할 것”이라며 “쉬운 문제가 아니니까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후보 등록 기간을 고려해 21일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한) 결심을 못했다. 결심하게 되면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 소상히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박 의원의 결정에 정치권은 우선 “예상 외”라는 반응이다. 4선 이상 당대표 후보들이 모두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에 재선인 박 의원이 출마 의향을 밝혔기 때문이다.그러나 박 의원은 가까운 의원들과 출마 여부에 대해 이미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박 의원이 대표 출마 가능성을 꺼낸 것은 4~5일 정도 됐다. 우리끼리 ‘박 의원이 나가면 어떨까?’ 라고 했던 게 현실화됐다”고 전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8월에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박 의원은 당시 최고위원 중 득표율 1위(21.28%)로 당선됐다./연합뉴스


박 의원의 출마는 ‘친문’ 표심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직접 영입한 인사다. 당시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신친문’의 대표 주자인 셈이다. 또 21대 총선에 ‘친조국’을 표방하고 등장한 김남국 의원, ‘검찰개혁’을 내세운 김용민 의원 등 초선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박 의원은 현재의 지도부를 선출했던 2018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중 1위(21.28%)로 지도부에 입성하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이 당선된 데는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이 컸다. 권리당원 지지율이 27.04%에 달했다. 2위 박광온 의원(총 득표율 16.67%)보다 10.58%포인트 높은 수치다. 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문 표심이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으로부터 이동할 수도 있다.



박 의원이 낙선하더라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이 출마하면 ‘전국구’ 의원이 될 수 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9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왼쪽부터)· 이인영· 박지원 후보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토론에서 사전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서울국회사진기자단


박 의원이 출마를 결정하면 문재인 대통령·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가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겨뤘던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전당대회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는 빅2로 간주됐고, 이 후보자가 ‘젊은 리더십’을 대표하는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빅2, 박 의원이 ‘차세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도가 만들어진다.

박 의원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이낙연 의원은 대선 후보로서 당내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면 김부겸 전 의원은 대선 경선과 지방선거를 관리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 부여가 있다. 박 의원의 고민도 있을 텐데, 본인의 입지 선정을 고민해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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