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이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상대로 반 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압박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가 유럽의 양대 메이저 통신장비 제조사인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나라로 내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러한 방안은 EU 국가들이 화웨이와 같은 중국 업체들을 5G 네트워크에서 배제할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노키아는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 공장 1곳과 1만6,000명의 인력을, 에릭슨은 중국 내 제조시설 1곳과 다수의 연구개발 설비를 각각 두고 있다. 에릭슨은 중국, 대만,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전체에서 1만4,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노키아는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에 관한 제보를 받고 공급망 재점검을 의뢰하고 제조시설을 옮기기 위한 컨틴전시플랜(비상대응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수출 규제에 나선다면 노키아와 에릭슨은 아시아 내 다른 지역이나 유럽, 북미로 공장을 옮기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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