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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발의는 '핍박'이라는 추미애…부동산 문제엔 "문재인 정부가 만든 것 아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권한 남용’과 ‘품위 손상’ 등으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핍박’의 주인공으로 저를 지목하며 탄핵소추가 발의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 관련 주장도 이어갔다.

추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이 서민의 인생을 저당 잡는 경제시스템, 이것은 일찍이 토건세력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나와 내 가족이 함께 살 집, 나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아등바등 일해 돈을 모은다”며 “그러나 천정부지로 솟는 아파트값에 서민들은 좌절한다. 결국 대출을 받고, 이번에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등바등 치열하게 일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처음 몇 억을 가지고 경매 부동산을 낙찰 받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아 잔금을 갚고, 수십억 시세차익을 남긴 후 아파트 개발 부지로 팔았다는 부동산 성공 스토리를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이걸 부러워하고 그 대열에 참여한 사람과 또 참여하고픈 사람은 아파트 가격이 내리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이 언급한 ‘아파트 가격이 내리기를 원치 않는 사람’은 앞서 말한 ‘토건세력’으로 추정되고, 최근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문재인 정부가 촉발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토건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어 탄핵소추안을 거론하며 “‘핍박’의 주인공으로 저를 지목했다”며 “저는 지금처럼 오로지 공정과 정의에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앞서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20일 추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추 장관은 검찰청법상 여러 가지 권한 남용으로 법을 위반한 일이 있을 뿐 아니라 품위를 손상했다”며 “역대 어느 법무부 장관보다 많은 위법과 품위 손상을 저질렀고, 수사의 독립성을 해친 사람”이라고 탄핵 사유를 설명했다.

또 소추안에 적시한 소추사유에서 “법무부 장관 추미애는 막중한 법무부 최고권력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집권여당 및 친정부 인사 수사관련 법집행에 있어서 공정성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 장관은 ‘월권행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연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며 “저의 ‘금부분리 제안’을 듣보잡이라고 비판하지만, 벌써 하룻밤 사이 듣보잡이 실제 상황이 됐다. 어느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 46채를 사들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금융과 부동산 분리를 지금 한다 해도 한발 늦는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라며 “자본시장법상의 사모펀드 투자대상에 주거용 아파트를 규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추 장관의 ‘금부분리’ 주장에 대한 정치권과 경제계의 비판도 거세다. ‘금부분리’ 이론은 ‘토지 공개념’을 주장한 미국의 경제 사상가 헨리 조지 이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금융의 기본적 활동을 제한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금융을 아예 모르고 하는 이야기거나, 토지 국유화를 전제로 하는 매우 위험하고 위헌적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지난 18일 추 장관을 향해 “부동산담보로 대출하는 것 금지하자? 아주 시장경제를 하지 말자고 하라”며 “부동산 문제를 세금과 금융규제, 수도권 공급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금부분리같은 엉뚱한 소리로 초점을 흐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편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7년에도 헨리 조지의 이론을 인용한 바 있다. 그는 “헨리 조지는 (토지에) 세금을 매겨서 (토지 보유자들이) 땅을 팔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며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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