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라는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전 세계 미군 병력 최적화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한미군 감축을 명확히 부인하지 않으면서 최적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에스퍼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와의 화상 세미나에서 ‘한국에서 미군을 뺄 수 있다는 최근의 보도가 사실인가. 미 국방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감축이나 철수를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한반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모든 전구의 모든 사령부에서 병력 최적화를 확실히 하기 위한 조정을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지금 시점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아닌 셈이다.
실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에스퍼 장관은 자원이 더 잘 배치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미군 병력 검토에 착수했다”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검토가 절반 정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주한미군 감축에 있어 가장 유력한 방안은 현재 순환배치로 임무를 마친 병력을 뺀 뒤 보충하지 않는 방식이 거론된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 이어 에스퍼 장관도 순환배치의 중요성을 언급, 당장 순환배치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지는 건 가능성이 작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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