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는 22일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보고를 미룬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향해 “왜 정권과 여당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인지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강민국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 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10시부터 최근 불거진 라임,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특위 출석을 피하며 서로 공을 미루는 바람에 오늘 보고는 무산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불참의 표면적인 이유는 참석하는 보고자의 급을 맞추자는 것이었지만, 그 내면에 있는 실질적인 이유는 여당과 정권의 눈치 때문에 보고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특위는 검찰의 수사 방치도 ‘정권 눈치 보기’의 연장선임을 암시했다. 특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가 투자금을 불법 전용해 이를 성지건설 인수자금으로 사용하고, 횡령·배임 등의 불법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하지만 검찰이 해당 수사를 1년간 내버려뒀다는 것이다.
강 위원은 이에 대해 “분명 수사의뢰서에는 옵티머스의 김재현 등을 수사해 달라고 적시됐음에도 무슨 이유에선지 아무런 제재도 없이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고 짚어냈다. 이어 수사가 방치된 1년은 “NH증권이 옵티머스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던 시기”로 “만약 검찰이 이때 정상적으로 수사하고, 정상적으로 점검만 했더라도 5,000억 원 규모의 옵티머스 사태는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특위는 “정부와 여당은 왜 야당 특위에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출석하여 보고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인지, 왜 눈치를 주는 것인지 명확한 이유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방치 역시 “누구의 지시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지시해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고, 책임을 질 사람이 있다면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에 의한 시장감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 이 정부가 폐지했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부활”을 요구했다.
유의동 특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형 금융 사고인데 집권여당과 정부가 어떤 특별한 얘기를 하는 것이 전혀 없다”며 금융기관 판매사를 동원한 선(先) 구제 정책으로는 금융 사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들고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하는 문제”임을 강조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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