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다방면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신규 주택용지로 거론되고 있는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태릉골프장도 개발제한 구역으로 그린벨트입니다.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1만여명의 참여를 받은 상태에서 청원이 진행 중이다. 21일 올라온 이 글은 이틀 만인 이날 오후 현재 9,660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작성자는 청원글에서 “태릉골프장은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서울지역의 유일무이한 녹지공간”이라며 “육사(육군사관학교)든 골프장이든 이전을 하더라도 ‘녹지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 후대들에게 그린벨트 꼭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계획적 측면에서도 “그 지역은 왕복 8차선인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도로만 있어도 막히는 상습정체구간”이라며 “더군다나 별내, 갈매, 다산신도시 때문에 외곽순환도로가 어마무시하게 밀린다. 부근에 사는 분들 ‘헬게이트’ 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원구 등 주변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은 교육환경발전과 녹지보존”이라며 “임대아파트 몇 만 가구로는 그 지역은 발전되지 않고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남아 교통체증과 녹지파괴로 인한 환경오염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라 서울 내 주택용지 확보에 나선 정부는 유력한 후보지마저 주민 반대를 맞게 돼 난처한 상황이 됐다. 태릉골프장은 83만㎡ 규모로 주택용지로 전환 시 2만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주택공급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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