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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역성장쇼크, 궤도 수정 없이 V자 반등 바라나

한국은행이 23일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4분기(-1.3%)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당초 정부 예상보다 더 악화한 수치다. 정부는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2·4분기 GDP를 -2%대 중후반으로 예상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분기(-6.8%) 이후 2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한다면서 재난지원금 등 재정을 쏟아부었는데도 되레 경기 하강 속도는 빨라졌다.

이런데도 정부의 상황 인식은 여전히 안이하다. 기존 정책을 재포장한 수준의 한국판 뉴딜과 재정 확대 투입 외에는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뇌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진정세가 이어지면 2·4분기를 바닥으로 3·4분기에는 반등이 가능하다”며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처럼 V자형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를 표시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2·4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1.5%, 전년 동기 대비 3.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V자형 경기 반등 성공은 재정 지출 확대와 기업 감세 등으로 경기부양에 총력전을 폈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해 QR코드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사회를 미리 준비한 효과도 컸다.

단기 일자리 창출 등 땜질 처방에 재정을 쏟아붓고 기업 감세에 생색만 내는 우리 정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부는 22일 내놓은 세법개정안에 통합투자세액공제 등을 담았지만 재계는 “조건 등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정부는 왜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 되짚어보고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또 임시처방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정책 궤도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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