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검찰이 언론에) 외주를 준 사건이라고 본다”고 주장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인지 정도를 넘어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이런 의심도 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24일 전파를 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 검사장은 윤 총창의 최측근, 오랜 동지, ‘조국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며 제일 중요한 참모”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녹취록에 대해 “빈총도 맞으면 기분 안 좋은데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내가 관련자가 돼…”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이어 “녹취록을 보면서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기자가 왜 그랬는지 대해 훨씬 깊게 이해하게 됐다”면서 “그전에 추측만 했던 여러 일들이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많구나 하는, 어느 정도 윤곽이랄까 이런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유 이사장은 검언유착의 출발점을 지난 2019년 8월2일로 추정하면서 “(8월2일은) 신라젠의 펙사벡이란 항암제 국제 3상이 실패로 판명되면서 주가가 폭락한 직후로 투자자들이 굉장히 화가 나 책임을 물을 사람을 찾고 있었다”면서 “그때 변호사가 제가 그 신라젠과 양산에 부산대병원이 손잡고 임상연구센터 만드는 행사 협약식 가서 축사했던 걸 거론하면서 그런 의혹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녹취록을 보면 한동훈 검사가 ‘(유시민) 겁이 많아. 그 사람이. 나올 것 같으니까 지가 먼저 불기 시작하잖아’ 라고 (했다)”면서 “잘 봤다, 제가 겁 많다. 용감해서 이렇게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고 우회적으로 한 검사장을 겨냥했다.
유 이사장은 또한 ‘불었다’(말했다)라는 말이 나온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2월 초에 갑자기 많은 기자들이 신라젠 행사에서 내가 신라젠 임원들하고 같이 찍힌 사진 이런 것들,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나왔을 법한 자료들을 근거로 저에게 질문해오기 시작했다”면서 “제 활동이었기에 VIK 이철 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 직원들에게 강의한 것, 양산 부산대병원 행사에 임상센터 협약식에 가서 축사를 한 거라든가 왜 했는지 이걸 다 얘기를 했다, 언론이 그걸 분다고 표현했더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신란젠 임원과 찍은 사진을 검찰이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 시점에서 소위 극우 유튜브 쪽에서 어마어마하게 신라젠과 관련해서 제가 감옥 갈 거라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검언유착의 터닝포인트로 지난 2월5일을 지목했다.
또한 유 이사장은 “검찰이 이철 씨를 법적으로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미 수단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이동재에게 알려줬다고 본다”고 말한 뒤 “2월5일 무렵에 (검찰이 채널A를 딱 찍어) 아웃소싱한, 외주를 준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조국 사태 와중에 이동재 기자가 단독보도를 거의 30건 가까이 했다. 채널A가 단독보도를 최고 많이 한 언론사로 채널A 단독보도 35건 중에 30건 가까이를 이동재 기자가 했다”면서 “조국 사태를 한동훈 검사가 총지휘한 사람이기 때문에 단톡방 중심으로 해서 언론을 조종해오다가 그 과정에서 (이동재 기자와) 맺어진 신뢰관계가 있었다고 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아우러 “채널A는 2월5일 이전에는 신라젠 유시민 이 건의 보도가 하나도 없다가, 아무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뛰어들었다”며 “(따라서) 저는 이걸 외주 준 사건이라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덧붙여 유 이사장은 “검청유착 출발점을 작년 8월2일로 본 것은 당시 알릴레오를 통해 윤석열 총장의 언행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지적했고 검찰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했다”면서 “그래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고 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고 하다하다 증거를 가지고 뭘 할 수 없으니까 증언으로 엮어보자 해서 이철 씨를 데려다(엮어 보려 했다)”고 추측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일련의 과정에 윤석열 총장이 최소한 인지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인지정도를 넘어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이런 의심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드러난 정황들을 보면 이게 육식 공룡인지 초식 공룡인지 대충 짐작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유 이사장은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자기 감싸기”라면서 윤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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