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대정부질문 내내 야당 의원들과 부딪히고 있다. 이번에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과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매각에 대한 외압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보다 못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지나친 감이 있다”며 추 장관과 야당 의원들을 나무랐다.
곽 의원은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불러 ‘이지스자산운용’의 아파트 매매 논란에 대해 질문했다. 지난달 19일 이지스자산운용이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아파트 1동을 410억원에 매입하자 추 장관이 다음날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는 글을 올린 사건이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후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이를 두고 “부동산 한 채 통째로 산 게 부동산 투기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현재로서는 제가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곽 의원은 “부동산 투기라고 보셨는지 그걸 물었다”고 재차 말했다. 추 장관은 또 “특정한 케이스를 의원님이 이 자리에서 연결한다면 제가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둘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매각 문제를 두고 몇 차례 질의를 주고받으며 점차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이 “권력의 압박에 의해서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운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냐”고 하자 추 장관은 “그건 의원님 생각”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긴장감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질의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곽 의원은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라고 한 정경심 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추 장관은 “의원님은 그것만 보셨습니까”라고 답했다. 추 장관은 이어 “언론 보도가 가짜 뉴스가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언론 보도 맹신주의자십니까”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곽 의원은 “지금 나오신 분들 말씀하시는 것도 다 이렇게 들어야 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장관도 “의원님은 저한테 시비 걸려고 질문하시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지지 않고 답했다.
곽 의원은 결국 “질문하는 사람에 대해 자꾸 공격을 하셔서..”라며 “질문하는 자리에서 저한테 질문하지 마세요. 들어가시라고요”라고 했다. 추 장관은 퇴장하지 않고 5초 가량 곽 의원을 노려봤다. 보다 못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질의하시는 의원님, 답변하시는 장관님을 국민들이 바라보시기에도 굉장히 열띠다 못해 지나친 감으로 느끼실 것 같다”며 “대정부 질문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 할 정도로 지나친 반응을 하고 계시다. 장관님께서도 국민들께 소상하게 국정과 관련해 질의하고 답변한다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진지하게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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