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각국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치안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며 “우리 동포들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챙겨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동포와의 화상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화상 방식의 재외동포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화상으로 연결된 재외동포는 우한과 인도, 뉴욕, 일본, 베트남, 태국에 머물고 있는 한인들이었다. 특별히 공군 공중급유기 2대를 통해 이날 귀국한 이라크 내 근로자들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고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재외동포를 향해 “동포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고국을 먼저 걱정하고 양국 간 우정을 생각해 주셨다”며 “모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간 외교관”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가가 답할 차례”라며 “국가는 우리 국민과 동포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해외의 국경 봉쇄와 지역 봉쇄 속에서 우리 교민들의 안전한 귀국에 총력을 다했다”며 “특별전세기를 동원해 117개국에서 4만 명이 넘는 교민들이 한국으로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 활동이 급한 우리 기업인 1만 6,000명이 17개국으로부터 예외적 입국을 허용 받도록 했다”며 “지난해 영사조력법을 제정해 동포들이 더 체계적인 영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해외안전지킴센터의 설치로 안전기능이 대폭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해외안전지킴센터는 지난 2018년 5월에 개소해 24시간·365일 해외 사건·사고 등에 대응하고 재외국민 보호 전담 상황실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본행 전세기에 탑승해 귀국할 수 있었던 백혈병 어린이의 사연을 듣고 “인도의 국경이 다 봉쇄된 상황이고 항공편도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으로 돌아올 길도 막막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인도, 한국, 일본의 삼각 협력으로 무사히 따님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따님이 빨리 쾌차하기를 빌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피해가 큰 뉴욕에서 거주하는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도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뉴욕에만 우리 교민들이 2만 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며 “뉴욕이 미국에서 코로나 상황이 가장 좋지 않았던 지역 가운데 한 곳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근래에 코로나 때문에 특히 아시안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며 “아직까지 우리 교민들에게 큰 사고는 없다고 들었습니다만 점차 발생 건수가 늘어날 수 있으니까 그에 대해서도 각별한 대책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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