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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부족 악화일로…2015년 대란 수준까지 왔다

서울 전세수급지수 180.1

2015년 11월 이후 최고치

가격 상승폭도 5년來 최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연합뉴스






전세수급지수가 지난 2015년 ‘전세대란’이 발생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임대차 3법 강행 등으로 전세 매물은 줄어든 데 비해 로또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앞으로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시장 불안이 확산될 조짐이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80.1을 기록했다. 전주(175.7)보다 4.4포인트 오른 값이다. 해당 수치는 전세 대란이 발생했던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가격 변동률 또한 최근 5주 동안 0.2% 이상의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 역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강남권에서는 이전 거래보다 수억 원이 오른 초고가 전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79㎡는 지난달 30일 18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전 거래(14억3,000만원)보다 3억7,000만원가량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 또한 지난달 말 14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 같은 전셋값 급등은 강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노원·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거래·수요량이 증가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세 물건이 워낙 적어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셋값 급등과 관련 임대차 3법 추진에 따른 불안감, 보유세 인상분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분위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여당이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구성된 임대차 3법을 통해 집주인들을 옥죄려 하자 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에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려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보유세 등 부담을 세입자들에 전가하기 위해 기존 전셋집을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셋집 공급은 계속해서 줄어드는 모양새다.

전세 불안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불안 분위기는 커질 전망이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세가격이 하락보다 상승요인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임대인의 월세 선호 현상 등으로 전세 물량은 줄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자금 대출 여력이 향상됐고 신도시 공급주택에 대한 청약 대기 심리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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