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아프리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5조1,2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중 최대 규모다.
27일(현지시간) IMF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보건 상황과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해결하기 위한 남아공의 노력을 돕겠다”며 신속금융제도(RFI)에 따라 43억달러(약 5조1,200억원)를 긴급 지원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지난 4월 돈도 모가자네 남아공 국고국 국장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IMF 등에 50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남아공은 팬데믹 전부터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고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중앙은행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긴 경기 하락 사이클에 머물고 있다며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0%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2023~2024년 정부부채가 GDP 대비 90% 수준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쳐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28일(한국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남아공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5만2,529명으로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남아공 중앙은행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올해 경제가 7.3% 위축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월 티토 음보웨니 남아공 재무장관이 예측한 7.2%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 남아공에 대한 국제기구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은행이 20억달러, 브릭스신개발은행(NDB)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가 각각 10억달러와 3억달러를 남아공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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