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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감시장비에 '월북 탈북민' 찍혔는데도 놓쳤나…"포착 영상 정밀분석 중"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김모(24)씨는 지난달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사진은 월북 전 김씨가 한국에서 지낼 때 모습. /연합뉴스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 김모(24)씨가 최근 월북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김씨의 ‘월북 경로’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강화도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김씨는 군의 감시장비에도 포착됐던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군은 (인천 강화읍 월미곳에 있는)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서 월북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합참에서는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영상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김씨의 월북 전후 행적이 군 감시장비에 찍혔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탈북민에 대한 군의 허술한 대응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군 감시장비의 경우 통상 운용병 등이 녹화 영상을 실시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김씨의 행적이 감시장비에 담겨있다는 것은, 군이 해당 영상을 포착하지 못하고 놓쳤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월북한 김씨와 관련해서는 전일 경찰의 늦장 대응도 문제됐다. 경찰은 김씨의 월북 관련 제보를 받고도 30시간 넘게 참고인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김씨의 거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정부 당국 간의 공조도 사실상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은 커지고 있다.

한편 경찰과 군 당국이 조사한 결과를 종합하면 김씨는 18일 오전 2시20분경 강화도 월곳리에 도착 후 택시에서 내렸으며, 이후 간·만조 시간대를 맞춰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철책 자체에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으나 배수로의 경우 감시망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김씨가 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월북한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도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1.3∼2.5km에 불과해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곳이다.

군은 전일 배수로 주변에서 김씨의 가방을 발견해 월북 루트를 추정했다. 배수로 주변에서 발견된 그의 가방에는 물안경과 옷가지, 통장에서 인출한 500만원 중 480만원가량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 등이 담겨있었다. 김씨는 탈북 당시에는 한강 하구를 7시간가량 헤엄쳐 탈북에 성공했다.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연합뉴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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