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 브랜드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앞에 무릎을 꿇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VMH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6억7,000만유로(약 2조3,41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 감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59%)에 훨씬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영업마진도 9%에 그쳐 지난해 21%에서 크게 떨어졌다.
2·4분기 그룹 매출은 지난해보다 38% 감소한 78억유로에 머물렀다. 특히 루이비통·디오르처럼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대형 브랜드보다 태그호이어·불가리 등 시계·보석 브랜드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고 FT는 전했다. 장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전에도 대형 브랜드는 소형 브랜드보다 좀 더 탄탄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행제한이 DFS(면세점) 같은 일부 사업에 큰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LVMH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임대·고용·광고 등 높은 수준의 고정비를 고스란히 부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 세계 명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쇼핑객의 수요가 줄어 이윤이 급감했지만 그만큼의 고정비용은 줄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오니 CFO는 “2·4분기 30%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필연적인 경기회복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급격한 비용 감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LVMH는 곧바로 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FT에 따르면 LVMH는 이날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일본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6월부터 강한 반등의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면세점 같은 여행 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LVMH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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