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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싸우면 다행이야' 안정환X이영표, 찐친의 성공적인 티키타카[SE★VIEW]

/ 사진=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총 2부작으로 편성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안싸우면 다행이야’가 긍정적인 평가와 높은 시청률 속에 막을 내렸다.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지난 20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4.9%, 7.2%(닐슨코리아/전국)로, 이는 같은 시간 경쟁 프로그램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의 시청률(7.4%, 6.9%)을 바짝 추격한 수치였다. 예능 프로는 아니지만 동 시간대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5회 시청률(2.2%, 3.4%)보다도 훨씬 높았다.

이어 27일 방송된 ‘안다행’ 2회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2회는 5.2%, 8.6%의 시청률로 월요 예능 전체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날 첫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텔레그나’의 시청률(1부 2.4%, 2부 3.6%)은 물론, 중장년층에 인기인 ‘가요무대’ 시청률(7.7%)까지 넘어서면서 동시간대 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안다행’은 20년지기 절친 축구계 레전드 안정환과 이영표가 무인도에서 자연인과 함께 살아보는 극한 생존 프로그램으로, 본 방송 전부터 두 사람의 첫 동반 예능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실제 방송 내내 두 사람은 성격과 성향 등 모든 면에서 반전매력을 자랑하며, 과거 공격수와 수비수처럼 환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 사진=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이날 방송에선 안정환과 이영표의 무인도 극한 생존기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두 사람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바다낚시에 나섰고, 황도 이장님 대신 더덕을 캐기 위해 온 산을 휘젓고 다녔다. 무인도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는 안정환과 달리 이영표에게는 왠지 모를 여유와 허당미가 넘쳤다.

특히 안정환과 이영표, 두 사람의 대비되는 캐릭터가 프로그램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민첩하고 영민한 꾀돌이 이영표는 황도에선 영락없는 ‘구멍’이었다. 고기 대신 미역을 낚는가 하면, 저녁 식사에 필요한 칡 줄기를 캐오라는 안정환의 주문에 여러 차례 ‘칡이 어떤 것이냐’고 계속 되물어 그를 답답하게 했다. 또 이장님이 알려준 더덕을 알아보지 못해 안정환과 이장님을 왔다 갔다 고생시켰다.

반면 안정환은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1살 동생인 이영표를 살갑게 대하는 ‘안데렐라’로 변신했다. 겉으론 쉴 새 없이 투덜거리며 잔소리를 퍼부었지만 모든 것이 서툰 동생을 대신해 장작을 패고, 매운 연기를 마시며 끝까지 불을 지피는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늦게 일어난 이영표가 얄미워 홀로 산 정상을 오르게 시켰다가도 결국 그를 뒤따랐고, 이영표의 반말 반항에도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츤데레 매력을 뽐냈다.



두 사람은 과거 대표팀 활약 당시의 뒷이야기를 나누며 한층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정환은 “대표팀에 있을 때 선수들이 너를 싫어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조금 달랐다. 네가 너무 성실했다”고 말하자, 이영표는 “내가 고지식했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 때문인 것도 같다”고 이를 인정했다.

이어 안정환이 “나를 좋아하는 한국 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고 고백하자, 이영표는 “내가 형을 고등학교 때 처음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첫 번째로 형의 생김새를 보고, 두 번째로 형이 정말 싸가지 없이(축구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칭찬) 공을 차서 놀랐다. 그래서 형이 시기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그를 위로했다.

/ 사진=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또한 두 사람은 ‘2002 한일 월드컵’ 최고의 장면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전 골든골’에 대한 비밀을 폭로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안정환은 당시 골든골을 어시스트했던 이영표를 향해 “솔직히 그때 나를 보고 공 준거 아니지?”라고 물었고, 이영표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쟁쟁했기 때문에 사실 형이 골을 넣을 줄은 몰랐다. 근데 형이 진짜 잘해서 넣은 것”이라고 칭찬해 형 안정환을 웃게 했다.

방송 말미에 두 사람은 “기억에 남을 추억을 쌓아서 좋았다”며 함께 한 소감을 밝히면서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대답으로 반전을 선사했다. 이영표는 “새로운 걸 발견한 게 없다. 더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하며 “형은 투덜거리기는 하지만 배려심이 깊다. 정환 형과 더 친해진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답했다. 안정환은 “나가면 연락이 뜸해질 것 같다. 하루만 더 있었다면 혼쭐을 내줬을텐데…”라고 씩씩대면서도 “좋았다. 작은 텐트에서 같이 자고, 자급자족하면서 힘들었지만 행복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정환은 “다시오면 영표랑 안 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표도 앞서 ‘다시 황도에 온다면 누구와 오고 싶냐?’는 안정환 질문에 곧바로 ‘박지성’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황도 라이프를 통해 서로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 안정환과 이영표는 대표팀에서 선후배로 지내왔고, 나이도 축구 경력도 비슷하지만 의외로 서로에 대해선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 낯선 환경, 극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서로를 점차 알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찐친 조합의 무인도 생존기가 정규 편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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