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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적 거대 농축산업'을 고발하다

[책꽂이]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롭 월러스 지음, 너머북스 펴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박쥐와 천산갑이 지목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초국적 거대 농축산업, 즉 애그리비즈니스(Agribusiness)가 자리하고 있다.’

신간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기원을 초국적 거대 농축산업에서 찾는다. 진화생물학자이자 계통지리학자 롭 월러스는 신종 전염병들의 발상지와 확산 경로, 변형 매커니즘 등을 수년간 추적 조사해 펴낸 책이다.



그가 주장하는 신형 감염병의 전파 경로는 이렇다. 거대 농축산기업이 단종으로 공장식 생산을 하면 작물과 가축의 면역력이 약해진다. 나무를 베고,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침범하는 과정에서 병원균의 유전적 재조합이 일어나 면역력이 약해진 개체들을 순식간에 감염시키고, 인간까지 감염시킨다. 전염병은 농축산기업의 판로를 따라 세계로 퍼져 나간다.

저자는 코로나19 확산의 구조적 원인을 모두가 놓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며 백신 처방만으로는 얼마든지 ‘코로나21’ ‘코로나22’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견한다. 해법으로 저자는 야생동물과 가축, 농작물, 인간의 건강을 생태계적 맥락에서 연구하는 ‘원헬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경제학적 맥락을 결합한 접근, 일명 ‘구조적 원헬스’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공중 보건, 문화적 관습, 정치학 등 다면적인 인프라를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2만4,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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