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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장염이려니…' 진단·치료 미루다 큰코다친다

만성적 설사·복통, 체중감소 땐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의심할만

진단받고 꾸준히 약물치료해야

방치 땐 장 막히고 암 생길수도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대장 등 소화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최소 6개월 이상 염증이 나타나면서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특징을 보인다. 치료방법이 명확하지 않고 원인 또한 알 수 없는 난치성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은 20~30대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전체 연령층에 고루 분포했다. 젊은 연령부터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므로 20대 이상에서 장 건강의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결장·직장) 점막에 연속되는 염증이 발생한다. 설사와 혈변·점액변, 복통, 체중감소 등이 대표적 증상이며 장내 궤양이 발생한 부위를 중심으로 만성적 출혈이 발생해 피로감·빈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급박변, 야간 배변, 잔변감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크론병은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한다. 염증의 분포도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주로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만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 전체에 병변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환자는 설사·복통·허약감이나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의 정도에 개인차가 있다. 질병의 활성도는 심한데 증상이 가벼운 경우도 있고, 활성도는 심하지 않은데 증상이 심한 환자도 있다. 때문에 단순히 환자 스스로 느끼는 것만으로 심각성을 판단할 경우 많은 환자들이 만성적 설사·복통 등을 겪으면서도 단순한 세균성 장염으로 여기고 병원 방문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늦어지면 장 염증이 심해져 섬유화가 진행되고 중증화·만성화돼 치료 자체가 어려워진다. 또한 합병증으로 장이 좁아지거나 막히고 농양·누공(관모양 통로)이 발생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신체적 고통으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에 우울감 등 정신적 고통도 뒤따른다. 따라서 두 질환의 공통 증상인 설사·복통·혈변 등이 한 달가량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심각성을 느끼고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박지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병원을 방문하면 대장·위장 내시경을 비롯해 신체검진, 혈액·조직검사, X레이 등 다양한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이후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시작한다. 약물은 설파살라진·메살라민 등 항염증제와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 다양하다. 투약 경로도 경구 투약, 좌약, 관장, 피하·정맥주사 등 많은 방법이 있다.

전문의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와 투약 경로를 선택하며 이를 통해 증상의 완화상태인 ‘관해기’가 유지되는 상태를 유도한다. 구체적으로는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치유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혈변·복통·설사 증상 등을 완화하는 치료를 한다. 그럼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여러가지 약을 병용해 관해기를 유도한다. 이마저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환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특정 치료나 수술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이 완전히 낫기 어렵다는 점이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은 현재로선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병으로 고혈압·당뇨병처럼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염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착각하고 약물치료에 소홀한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라도 장내에 염증이 남아 대장암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주기적인 약물치료와 검진을 이어가는 것이 염증성 장질환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지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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